아..나에게 2010년이 오다니. 그저 소망에 불과했던 이 해가 실제로 다가오다니. 이렇게 생각하면 시간은 생각보다 빠른 것 같다.
자대에 전입한 2008년 8월 중순 어느날, 출동나가기 전 중대 전체가 교양을 받기 위해 출동 전 집합을 했다. 옆에 있던 지금은 제대한 고참이 조용히,
"야, 여기 한번 쭈욱~ 훑어봐. 여기 있는 사람 다~집에 가야 너 집에 가."
그 때 그 절망감이란....이것 말고도,
"야, 2009년도 안보이는데 2010년이 올것 같냐? 안와."
"눈을 한번 지긋이 감아봐. 그게 바로 네 군생활이야."
"2010년엔 기X마(경찰버스, 소위 '닭장차')가 날아다닐껄?"
"2010년 오기 전에 아마 전쟁날껄..."
이와 같은 갖가지 언어폭력(?)에 시달렸다.
하지만 어느덧 그 때 정신없이 혼나던 그 어리버리 이경 병아리였던 난 지금 육군의 병장인 수경으로 진급했고, 중대의 3번째, 소대의 3번째 기수로서 매우 편한 내무생활을 즐기고 있다. 전의경 출신만 아는 우리끼리의 보직 중 최고 보직. 쳐다보기도 무서웠던 그 고참들의 자리에 내가 앉아있다.
아직 전역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2010년이 왔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설렌다. 딱 4개월 남았네.
조금만 더 참자.
전국에 산재(?)한 의경기수 909기(행정기수 950기) 200여명의 동기들아! 다 함께 각자의 위치에서 조금만 더 고생하자!
영광의 그 날은 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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