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 회사의 가장 큰 복지는 "명동성당"이다. 뜬금없는 소리이지만, 여차하면 근무시간 중에도 잠시 나와서 5분 정도만 걸으면 당도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있기에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.
교회의 가장 큰 경사 중 하나인 성탄이 다가오면서 천주교 신자들은 의무적으로 고해성사를 해야한다. 저번 주말 어쩌다보니 주일 미사를 거르게 되어 겸사겸사 해야겠거니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, 집 근처인 신수동 성당에서는 시간 조율이 쉽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. 하지만, 명동성당에는 나같은 사람들의 상황을 고려하여 "상설고해소"가 운영되고 있고, 어제도 퇴근 후 바로 뛰어갔는데, 이미 운영시간이 지나버려서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더랬다.
그리고 다음 날인 오늘, 점심시간이 무려 2시간에 달하는 우리 회사의 장점을 십분 이용하여 식사 및 커피 브레이크까지 마친 후 12시 반쯤에 다시 명동성당 상설고해소로 향했다. 그리고 기분 좋게 고해성사를 마치고 이렇게 사무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.
너무 지근거리에 있다보니 가끔씩은 명동성당 자체가 회사의 일부라는 생각도 든다. 어찌보면 회사'생활'의 일부는 맞는 것 같다. 마음이 힘들 때, 아니면 그냥 아무 생각없이 퇴근 후 불쑥 찾아갈 수 있는 명동성당의 존재는 회사의 의도와는 상관없겠지만,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복지이다.
오늘도 많은 신자들과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금요일 오후의 명동성당에 나의 발자국을 남기며, 많은 사람들이 주님 안에서 평화와 안식을 얻길 소망해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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